안동균 칼럼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 배당투자에 주목하라

작성일 : 2017-03-30 10:11 수정일 : 2017-03-30 10:15 작성자 : 안동균(금융투자 전문가)




그리스 탈레스 이야기
고대 그리스의 밀레투스라는 지방에 탈레스라는 철학자가 살고 있었다. 탈레스는 매우 가난해서 주위 사람들은 그를 업신여겼다. 주위의 그런 조롱이 싫었던 탈레스는 스스로 가난한 삶을 선택한 것이지 자신이 결코 능력이 없어서 가난한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점성술을 공부했던 탈레스는 그해의 날씨를 예측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올리브가 대풍작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하게 되었다. 그는 올리브 열매가 열리기 전에 그 지역에 있는 모든 압착기 소유주에게 선금을 주고 그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압착기를 빌릴 수 있는 권리를 샀다. 압착기는 올리브유를 짜는 데 사용되므로, 아직 추수기가 아닌 때에 미리 선금을 받은 압착기 주인들은 뜻밖의 횡재를 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탈레스는 실제로 압착기를 빌리는 데 지불해야 할 사용료도 압착기 주인과 협상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

마침내 올리브 수확기가 되었을 때, 탈레스가 예상한 대로 올리브는 대풍작이었다. 올리브 생산자는 엄청난 양의 올리브를 가공하기 위해 압착기가 필요했으나, 압착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오직 탈레스 한 사람뿐이었다. 탈레스는 압착기 소유주에게 자신이 지불한 금액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압착기 사용료로 책정하여 올리브 생산자들로부터 많은 돈을 벌게 되었다. 이후 어느 누구도 탈레스를 업신여길 수 없었다.


탈레스는 현대 금융공학의 첨단 파생상품 중 하나인 ‘옵션거래’를 한 것이다. 탈레스는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에 걸맞은 투자를 통해 많은 부와 명성을 얻게 됐다. 지금의 시대 상황은 어떠한가? 많은 사람들은 이제 금리로 수익을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고 있다. 미국은 금리를 인상할 분위기가 있지만, 과거와 같이 10% 이상의 고금리 시대는 이제 더 이상 오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은행에 자신의 돈을 맡기고 그 이자로 생활할 수 없는 상황이 온 것이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금리 수준도 마이너스에 가깝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 이런 저금리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투자를 해야 할까?

저금리 시대의 투자 대안으로 부동산, 주식, 채권 등등 여러 가지 제안이 나올 수 있지만, 증권회사 PB팀장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는 독자들에게 배당주식투자를 권하고 싶다.



투자의 대가 제러미 시겔*의 배당투자
“배당주가 좋은 이유는 기업들에게 이익이 났으니 그 이익을 보여달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면에서 배당투자의 매력은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은행이자로 생활이 곤란한 저금리 시대에 위안이 될 수 있는 투자방법 중 하나이다. 얼마 전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분식회계라는 연막으로 많은 투자자들의 눈을 가려 개인 투자자들의 눈물을 짜내었던 사례를 기억할 것이다. 기업이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회사가 많은 수익을 발생시키는 업체라는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낸 분식회계를 통해 투자자의 눈과 귀를 막아 올바른 투자를 방해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가장 단순히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방법 중 하나는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들인 회사라는 단순 명료한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장기투자와 배당투자의 매력을 <투자의 미래>라는 책으로 소개한 제러미 시겔의 말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그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방법 중 하나는 기업의 배당수익을 재투자하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주의할 점이 있다. 투자라는 것은 양날의 칼이기 때문에 장점만 있는 투자는 원칙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몇 가지 부면들을 언급하고자 한다.

* 제러미 시겔
주식분석가 겸 장기투자 포트폴리오의 대가. 주식투자 전략에 있어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1967년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 각 나라의 경제적 여건
1950년대부터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미국과 박스권을 유지하는 한국은 주가의 흐름이 다르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근시안적이지 않고 장기적으로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다른 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낮은 위험을 보여왔다.

2. 배당락
기업이 이익을 내면 주주들에게 현금 또는 주식으로 배당을 하게 된다. 현금으로 배당하게 되면 주식 수가 달라지지 않아 원칙적으로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주식배당을 하면 주식 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해 시가총액을 배당락 전과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게 된다. 회사가 10%의 주식배당을 하면 배당락일에는 주가를 10% 낮게 잡아 거래를 시작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액면가 5천원인 회사의 종가가 1만1천원이고, 주식배당을 10% 할 예정이라면 배당락일의 기준 가격은 1만원이 된다.

3. 수익모델
기업 평가에 있어 배당수익률만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는 없다. 그 기업이 가지고 있는 향후 수익모델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매년 수익을 내는 기업인지(통상적으로 5년 정도) 재무제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간혹 무리하게 배당을 하는 기업도 있다. 미국의 경우 기업수익 거의 전부를 배당하는 기업도 있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이 배당을 싫어하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 워런 버핏은 배당보다 재투자를 선호한다.

저성장 시대에는 고성장 기업을 찾기 어렵다. 안정적인 이익을 내면서 적정한 수익을 배당하는 기업을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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