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세무·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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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영향? 은행들 심플뱅킹 서둘러~

작성일 : 2017-08-23 11:52 수정일 : 2017-08-24 11:56 작성자 : 정철현

취재 정철현 기자
 


그동안 매년 공인인증서 갱신을 통해 고객들로부터 번거로운 작업으로 인해 수많은 불만을 사던 시중 은행들이 간소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출현과 핀테크 업체의 도전에 직면한 은행들이 더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심플 뱅킹(simple banking)’의 길을 가고 있는 것.

이런 이유로 은행들이 모바일과 인터넷 뱅킹 거래에서 공인인증서는 물론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통한 로그인 절차까지 걷어내는 과감한 보안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모바일 앱인 신한S뱅크는 인증서 또는 아이디(ID)와 비밀번호(PW)가 없어도 자동로그인과 간편이체를 할 수 있는 ‘간편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에 등록하면 휴대폰 화면잠금설정(지문/비밀번호/패턴)이 되어 있는 고객이 신한S뱅크 앱을 실행하면 자동로그인으로 앱이 실행된다.

단 안드로이드 6.0이상 휴대폰에서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한국씨티은행도 지난 6월부터 시작한 새로운 인터넷뱅킹 서비스에서 공인인증서 등록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으로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PC(태블릿 포함), 노트북, 스마트폰 등 모든 기기에서 500만원 이하의 이체 등 소액 거래는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다 .

우리은행도 5월부터 더(The) 간편뱅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OTP)없이
▲본인계좌와 지정계좌 이체
▲공과금 납부
▲외화현찰환전
▲예적금 신규 가입 및 입금
▲잔액/거래내역 조회가 가능하다.

은행들이 이렇게 지금까지 사용하던 보안인증 절차를 없앨 수 있었던 것은 기기(휴대폰, PC 등 디바이스)와 금융서비스를 묶었기 때문이다.

제한된 기기에서만 간편 금융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식은 공인인증서 등 보안매체를 사용하지 않아도 본인임을 알게 해주는 장치가 되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의 경우 인터넷뱅킹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본인인증을 포함한 기기 등록을 해야 하는데 최대 5개까지의 기기에서만 인터넷뱅킹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도 간편서비스를 1인 1기기에 한정해 이용하도록 했다.

또 신한은행에 등록된 휴대폰번호와 현재 휴대폰번호가 일치해야 하고 앱을 삭제한 후 재설치하거나 앱 데이터를 삭제 또는 휴대폰 번호를 변경하거나 기기를 변경했을 때는 서비스를 재등록해 사용하도록 제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 디바이스가 하나의 아이디 역할을 하는 뱅킹 서비스의 시대가 왔다”고 했다.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은행들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출범 시기와 맞물려 좀 더 소비자 친화적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들을 한 결과가 로그인이나 공인인증서를 없앤 모바일 서비스”라며 “앞으로도 이런 고객 친화적인 서비스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은행들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